[OSEN=우충원 기자] 손흥민(LAFC)이 미국 무대에서 다시 한 번 클래스 차이를 증명했다.
LAFC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에너자이저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사커(MLS) 원정 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 시티FC를 3-0으로 꺾었다. 데니스 부앙가가 전반 15분 선제골을 기록한 데 이어 손흥민이 멀티골을 터뜨리며 팀의 4연승을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서부 콘퍼런스 4위 LAFC는 승점 53을 기록하며, 두 경기를 더 치른 3위 미네소타 유나이티드(승점 54)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경기는 한국 팬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올여름 세인트루이스에 합류한 정상빈과 손흥민이 맞대결을 펼친 ‘코리안 더비’였기 때문이다. 두 선수 모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관심을 모았다.
전반 초반 흐름을 주도한 건 부앙가였다. 상대 수비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가로챈 뒤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리그 23호골이자 5경기 연속 득점. 부앙가는 최근 5경기에서 9골을 기록하며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24골)에 이어 득점 순위 2위에 올랐다.
분위기를 끌어올린 건 손흥민이었다. 전반 내내 동료를 살리며 움직이던 손흥민은 전반 종료 직전 왼쪽 측면에서 수비를 제친 뒤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지난 14일 새너제이전 초초고속 골을 시작으로, 레알 솔트레이크전 해트트릭과 추가 득점에 이어 4경기 연속골. EPL 토트넘 시절 이후 3년 9개월 만의 기록이다.
손흥민은 후반 15분에도 골맛을 봤다. 아르템 스몰야코프의 패스를 이어받아 드리블 돌파 후 오른발 슛으로 다시 세인트루이스 골문을 열었다. MLS 진출 8경기 만에 시즌 8호골. 도움 3개를 더해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 시즌 토트넘에서 기록했던 리그 득점(7골)을 이미 뛰어넘는 수치다.
세계 주요 매체들도 그의 활약을 집중 조명했다. ‘원풋볼’은 “손흥민이 MLS 이적 후 불과 8경기 만에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축구 플랫폼 ‘433’ 역시 SNS를 통해 “손흥민이 MLS에서 꾸준히 공격 포인트를 쌓고 있다”며 영상을 공개했다.
팬들의 반응은 복잡하다. “지금 기량은 여전히 유럽 정상 무대에 어울린다”, “너무 일찍 프리미어리그를 떠난 것이 아쉽다”라는 의견이 잇따랐다. ‘햄버거 리그’라 불리는 MLS에서 보여주는 그의 퍼포먼스가 오히려 프리미어리그 시절보다 압도적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 크다.
손흥민이 토트넘과 결별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기 때문이다. 토트넘의 41년 만의 유럽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린 그는 “토트넘에서 트로피를 원했다”는 소회를 직접 밝힌 바 있다.
그의 MLS 생활은 시작부터 뜨겁다. 압도적인 득점력과 존재감을 이어가며 여전히 ‘월드클래스’임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팬들은 여전히 손흥민을 유럽 무대에서 보고 싶어 한다. MLS에서의 화려한 활약은 동시에 그리움과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 [email protected]